지난주 점심 식사 도중이었다. 음식물을 씹던 중 치아에 낯선 감각이 스쳤다. 혀끝으로 치아를 확인하니 거칠은 게 끝이 깨진 듯 했다. 시린 통증으로 곧장 치과를 예약했다. 다음 날 마주한 의사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깨진 부위가 거칠어 다듬어야겠네요." 기기를 가져다 대는 순간, 찌릿한 통증이 뇌를 관통했다. 의사는 담담하게 말했다. "크게 깨진 건 아니니 2~3주 정도 신경이 진정되는지 지켜보시죠."
하지만 일상은 생각보다 더 예민했다. 찬물은 물론, 뜨거운 차를 마실 때마다 아랫니 쪽에서 통증이 올라왔다. 어제 수련원 아이들에게 내일 치과에 다시 가야 한다고 말하자, 슈가도 코끼도 장난스럽게 물었다. "이상한 관장님이에요?" 평소 내가 '이상한 사람이 가는 곳은?'이라며 치과 퀴즈를 내던 것을 기억한 모양이었다.
시린 증상이 좀처럼 가시지 않아 오늘 다시 치과 문을 열었다. 통증은 분명 아랫니에서 느껴지는데, 의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래쪽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한마디가 묘했다. "우리는 환자의 말을 그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그 순간, 치과 진료실이 마치 내 컴퓨터 고장 부품을 찾는 것 처럼 느껴졌다. 컴퓨터의 고장 부품을 찾기 위해 메인보드에 부품을 하나하나 꽂아보며 원인을 좁혀가듯, 의사는 치아 하나하나에 찬바람을 쏘며 반응을 살폈다. 아랫니에는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깨진 윗니에 바람을 쏘자, 그제야 찌릿한 신호가 왔다. 마취를 하고 얼음 조각을 여기저기 대어보니 그제야 통증이 사라졌다. 범인은 아랫니가 아닌, 일주일 전 깨진 윗니였다.
의사는 8월 정기검진 때까지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그때까지 통증이 이어진다면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는 수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깨진 치아 외에 다른 곳은 건강하다는 확인을 받고 나니, 진료비를 받지 않은 무료 진료만큼이나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치아 하나가 깨졌을 뿐인데, 몸은 온통 예민한 신경망이 되어 통증의 근원을 찾아 헤맸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어디가 아픈지, 무엇이 나를 시리게 하는지 스스로는 정확히 알지 못해 엉뚱한 곳을 탓하며 고통받곤 한다. 찬바람을 쏘아봐야 진짜 아픈 곳을 알 수 있듯, 나도 내 삶의 통증을 그저 견디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