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서러운지 풀이 죽은 듯
어은교 가로등 화분에서
꽃씨라도 떨어 졌는지
가로등 한 귀퉁이에 꽃이 피었다.
다리 인도에는
붉은 폴리우레탄으로 덮여 있고
그 작은 틈새로
붉은 꽃잎이 뿌리를 박고 삶을 꾸렸다.
몇일 비라도 오지 않으면 은근히 노심초사!
한 여름 잘 버텨갈까
차라리 안봤다면 마음 갈 일도 없었을 텐데..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다
종종 생긋 싱그러운 모습을 보며
그 생명력에 놀라 감탄하기도 한다.
오늘 출근 길 슬쩍 보니
무엇이 서러운지 풀이 죽은 듯
꽃잎이 무거운양
땅에 기대고 있는 모습에
이 가을이 너무 빨리오는 것은 아닌지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고 먹먹하다.
182.226.43.150 / 2015-09-10 11:23:56 작성
월요일 출근길
자전거 타고 오면서 내려다 보니
땅에 기대고 있던 꽃잎은 완전히 시들었다.
하지만 다른 꽃잎이 활짝 피어 있었다.
산울림의 노래중
<청춘> 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이 가사가 시작부분에 나오는데
생각하기를 청춘이 다시 돌아오지 오지 않는 것처럼
꽃잎도 지고 피는게 아니라 피고 지는 꽃잎처럼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근데 오늘 보니
꽃잎은 지고 피고 이었다.
모두가 피어있다가 어느 순간 삶의 무게에 지고
다시 계기가 되면 다시 피는 것 같다.
모두가 꽃이었다.
모두가 꽃이다.
182.226.43.150 / 2015-09-14 13:45:00 작성
어제 까지만 해도 시들었지만 피어있던 꽃이 완전히 시들었다.
세대 교체를 한 듯, 계주 바통 터치를 한 듯 또 다른 꽃이 활짝 피었다.
우리 모두도 생명이라는 한 뿌리를 갖고
피고 지고, 지고 피고!
182.226.43.150 / 2015-09-15 14:13:51 작성
꽃의 부활인가? 기적인가?
어제까지만 해도 완전히 시들었던 꽃이 다시 피었다.
182.226.43.150 / 2015-09-16 14:46:34 작성
검색을 통해서 이 꽃의 이름이
사피니아
라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가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였을 때도
그는 꽃이었다.
여전히.
182.226.43.150 / 2015-09-16 15:03:42 작성
점심 먹고 오면서
오전에 살피지 못한 꽃을 살펴 보니
그제서야 가로등이 바뀐게 보였다.
꽃은 온데 간데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건물내 금연 이라는 표시가 한 규범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별 의미없는 또는 보이지 않는 글자일 뿐인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꽃이고
누군가에게는 꽃도 잡초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다.
182.226.43.150 / 2015-09-21 15:13:20 작성
이쁘네요 ^^
219.255.136.43 / 2015-09-22 10:05:15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