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하지만 말했다.
걸어서 출근하는 중 파란불 보행자 신호가 떨어진 횡단보도를 조금 바삐 또 힘차게 건너고 있는 중 오른손이 뭔가에 살짝 부딪치는 느낌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직전까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뒤돌아 보니 전동휠체어를 탄 육십대 중후반에서 칠십대 중후반 안쪽으로 보이는 여성 분이 나에게 말했다.
"왜 그렇게 걸어요?"
순간 당황스러워 할 말이 없고 짜증이 올라왔다. 정답은 없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갈지자로 걸은 것도 아니고, 그냥 앞만 보고 건너고 있었는데, 어찌 걸어야 한단 말인가?
"미안하긴 한데, 제가 앞에서 걷고 있었고, 뒤에서 오셔서 저를 치신거에요!"
여기서 미안하다는 말은 잘못이 있어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유감스럽다는 말이 정확하다.
그 분이 말했다.
"나는 아저씨를 못봤지! 어디 다치지는 않았어요?"
황당하지만 말했다.
"네, 조심히 잘 가세요!"
182.226.43.150 / 2019-04-26 14:53:22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