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오늘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강아지를 키워야 정서적으로 좋다면서 강아지를 키우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위 시가 생각났다. 한 생명을 책임지고 잘 돌볼 자신이 없다. 돈이 들기 때문이다.
강아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 부터 있었다.
또 어릴 적을 돌이켜 보면 강아지를 키웠고, 같이 산책하고, 함께 뛰기도 했다.
내가 키웠던 강아지는 모두 나를 좋아했다.